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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 애플이 말하는 감성은 이런 것?


그동안 SNS의 캐주얼함에 끌려 블로그는 뒷전이었는데,
아이패드2 광고를 몰아보다가 문득 카피 참 잘썼다~
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나온 3편의 광고를 모아 놓고 싶은 마음에 포스트를 써본다.


뭐 애플 제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2의 광고를 얘기하는 것인데,
앱등이니 뭐니 할 분들이 혹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그냥 Alt+F4나 Backspace 키를 누르면 좋을 듯..

먼저 우리나라에서 On-Air 된 광고는 모두 글로벌 광고 캠페인으로 현지화 해서 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방영하는 광고도 영상만 보면 똑같지만 배철수 님의 목소리가 더 친근한 건 한국인이라서일까?

첫번째 -  우리에겐 다만 시작일 뿐입니다.

"부모에게 이것은 쓰기 쉬운 것일 겁니다.
음악가에게 이것은 영감을 주는 것일 겁니다.
의사에게 이것은 혁신이고,
CEO에게 이것은 힘이며,
교사에겐 미래일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아마도 신기한 세상이겠죠.
우리에게는 다만 시작일 뿐입니다."


두번째 - 바로 지금, 이것으로 인해

"이제 우리는 신문을 시청할 수 있고,
잡지를 들을 수 있으며,
영화와 함께 뒹굴고,
통화를 볼 수 있습니다.
강의실을 어디에나 데려가고,
서재를 통째로 휴대하고,
별을 만질 수도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것으로 인해."


세번째 - 우리는 앞으로도 늘 추억을 나눌 것이고

"우리는 앞으로도 늘 추억을 나눌 것이고,
책 속에 푹 빠질 것입니다.
변함없이 저녁을 요리할 것이고,
경기를 볼 것입니다.
여전히 회의를 할 것이고,
홈무비를 만들거나,
배우는 일도 멈추지 않겠죠.
다만 그 방법만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광고를 보고 이 따위가 무슨 감성이냐라고 묻는다면 난 다시한번 카피를 잘 들어보라 하고 싶다.
카피에서 독특한 점은
"우리" 라는 단어와 "이것" 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인데
다들 알겠지만 우리는 "잠재 소비자"가 되며, "이것"은 아이패드2를 말한다.
물론 "우리"가 지금 아이패드2를 쓰고 있는 소비자도 될 수 있지만
그럴거면 광고를 하지 않겠지..

자, 여기서 "우리"와 "이것"이라는 카피로 인해 이성적인 디지털 기기의 기능을 감성적으로 바꾸는 마법이 나오는데,
비교라는 쉬운 방법을 통해 왜 감성 광고인지 보자.


이것은! 아이패드2와 열심히 싸우고 있는 갤러시 탭 10.1 광고다.
(절대 어느 것이 좋다. 라는 편가르기 싸움이 아니라, 같은 제품군의 광고도 이렇게 소구하는 방법을 달리 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비교하려는 것이다.)

만약 카피를 듣지 않고 음소거 상태에서 영상으로만 본다면
두 광고의 차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두 제품 광고 모두 디지털 기기 매니아가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제품들을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이 기기는 이런 것이오!'를 충실히 설명해주는 광고이다.

하지만 볼륨을 높이고 광고를 보면 차이가 확연해진다.
앞서 아이패드2의 광고는 "우리"는 "이것"으로 인해 기존 생활을 조금 더 다르게 누립니다. 로 요약한다면
갤럭시 탭 10.1은 이 기능도 "탭", 저 기능도 "탭".. "탭"으로 앞서가라. 라고 더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이건 후발 주자로서 브랜드 네임을 인지시키고, 이것도 아이패드만큼 좋아 라고 강조하려면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얘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아서 급하게 마무리를 지어 보자면
애플은 광고를 통해서 스펙이나 기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이 이렇게 일상 속에서 사용이 될 수 있어~ 얼마나 친숙하겠니? 라고 말한다.

사실 자랑하고 싶은게 너무 많을텐데 얼마나 입이 근질근질 할까?
어? 가만.. 아닌 척 하면서.. 결국 자랑질 다 한거였네?
이렇게 겸손한 척 할말을 다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감성적인 소구 덕분이 아닐까?
어쩌면 애플 자신들이 매번 강조하는 '감성'이 광고에서도 당연히 보여졌을 뿐일지도..